pourm
2011. 12. 16. 10:00
어제 아침 매일같이 드나들던 학교 지하 주차장에서 길을 잃었다.
순간 당황해서 여길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는 건가, 무서웠다.
책을 읽고 뭔가를 끄적대는 데에는 이골이 났다고 생각했었는데,
가늠이 되지 않는다.
여기가 어딘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가, 여길 나가는 길이 있기는 한건가.
아득하고 암담하다.
곧 끝날 것 같던 길은 다시 미로로 이어지고, 주위는 온통 낯선 풍경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한줄기 불빛을 의지해서 더듬거려야지.
아마도 출구란 처음부터 없었던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삶이란 끝까지 이렇게 더듬거리며 쩔쩔매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뭔가 대단한 것을 본 것처럼 득의에 찼던 순간순간.
그러나 그 치기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터.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그립다.
오늘 다시 필요한 것은 그 말도 안 되는 치기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