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말고 맞서야 한다, 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의 결연한 멘트에 소름이 돋는다. 마치 집회를 마치고 교문 밖으로 나가기 직전 울려 퍼지던 투쟁결의문 낭독의 시간인 것만 같다. ‘앙가주망’을 외치는 대통령의 비서와 ‘더이상 지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듬직한 혹은 섬뜩한 국무회의 발언은 이들이 혹시라도 박정희나 전두환과 싸우던 시절의 기분으로, 아니면 의열단 단원의 심정으로 이 사태를 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 혹은 ‘민족’의 이름으로 분노의 땔감을 있는 대로 그러모아 불길을 지피는 것은 내가 아는 한 진보의 자리가 아니다. 2.최고 권력자의 수석비서관 노릇이 ‘앙가주망’이라면 전두환을 찬양한 서정주는 참여 시인이란 말인가. 명민한 그가 그리 생각했을 리야 없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