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우치 요시미 2

'타자의 시선'으로 '나를 본다'는 것에 대하여 - 루쉰의 경우

1.1881년 저장(浙江) 성 사오싱(紹興)에서 태어난 루쉰의 본명은 ‘저우수런(周樹人)’이다. ‘루쉰(魯迅)’이란 이름은 그가 사용한 수많은 필명 중에 하나인데, 1918년 ‘문학혁명’이 제창되던 『신청년』에 「광인일기」를 발표하며 처음 사용한 것이다. 루쉰이 태어났을 때만 해도 그의 집은 비교적 유복한 편이었으나 조부가 부정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되고 부친이 중병으로 가산을 탕진하는 바람에 가문 자체가 매우 쇠락하게 된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은 대체로 『아침 꽃 저녁에 줍다(朝花夕拾)』(1927)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당시 중국 문단의 한 가운데 있었으나 결코 편치 않은 상황에 처해 있던 루쉰이 자신의 과거를 스스로 되돌아보는 산문들을 써내려 간 것이 바로 이 책인데, 예컨대 여기에 실린 「키다리와 『..

책일기 2013.04.23

루쉰(魯迅)과 죽내호(竹內好)

1. 루쉰은 본래 자연과학 쪽의 공부를 했다. 그것이 본인의 의지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으나, 어쨌든 10대 후반 난징에서 해운과, 광업 관련 공부를 했고(水師學堂, 陸士學堂 附屬 鐵路學堂을 도합 3년 반 정도 다녔는데, 이 학교는 사실 군사력 증강을 도모하기 위해 양무파가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도쿄에서의 준비 기간을 거쳐 센다이에 있는 의학전문학교를 2년 정도 다녔다. 그러던 그가 문학으로 방향을 돌린 것은 그 유명한 ‘환등기 사건’ 때문이라고들 한다. 러일전쟁 중 러시아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중국인을 일본인들이 처형하는 장면, 그리고 이를 대단한 구경거리로 알고 몰려든 중국인들의 몰골을 환등기로 본 후, 중요한 것은 육체의 강건함이 아니라, 정신의 개조라는 생각으로 문예활동에 나섰..

책일기 201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