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나의 사표

삶읽기 2024. 2. 3. 19:17

조국은 나의 사표(師表)!
사람들은 조국 전 장관, 수석, 교수를 사법개혁의 화신이라고도 하고
천하의 인간 쓰레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는 평험한 시민이었다. 우리의 평균적 욕망이 투여된.
명백한 불법이나 사기가 아니라면 수익율 좋은 투자처에다가 돈을 굴려서 강남에 건물을 사고 싶었다. 너나 없이 그렇듯이.
어떻게든 내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좋은 직장에 보내고 싶은 아버지였다. 누가 그렇지 않겠는가.
거기다가 사회의식이 넘쳐나서 보수꼴통들의 몹쓸짓을 언제나 준엄하게 심판하는 민주인사였다. 게다가 그는 이름도 무시무시한 '사노맹'의 맹원이었다지 않은가.

아마 누군가 이명박을 꿈꾸었다면, 나는 조국을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말도 할 수 없이, 너무나도 멋진.
그리하여 그는 나의 사표다.

이름하야 '조국 사태' 뒤에,
나는 먼저 입바른 소리를 삼가기로 했다.
그 무슨 민주인사라도 되는양 사회 문제에 이러쿵저러쿵 떠들고 싶을 땐, 조국을 떠올린다.
그리고 내가 내 자식을 통해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 되돌아 본다.
아마 아비로서의 바람이나 욕망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그때마다 조국은 나의 사표가 되어줄 것이다.
은행잔고와 아파트 전세가의 등락에 여전히 전전긍긍할 터이지만, 전단지에 실려오는 교외의 목좋은 부동산 소식에 흔들릴 때면 조국을 되돌아보리라.

법과 원치, 정의의 화신 윤석열은 도무지 내 삶과는 무관한 이다.
우주 끝까지 쫓아가 악당을 무찌르는 그는 방금 만화영화를 찣고 우리 앞에 나선 정의의 용사이다.
그가 물리친 박근혜와 이명박, 그리고 이제 그가 거꾸러트리기로 작정한 문재인의 구별은 그에게 무의미하다. (미완)
(202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