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떤 소설을 읽으세요?" 그의 질문이 나는 사실 별로 탐탁치 않았다. 요즘에도 소설을 읽는 사람이 있나? 20년쯤은 소설을 읽지 않은 것 같았고, 그런 스스로를 어쩌면 나는 좀 대견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때는 소설을 열심히 읽었더랬으나, 언제부터인가 작가들이 시덥지 않은 소리만 쓰고 있는 것 같아 소설을 읽지 못하겠다는 어느 원로 선생의 말씀을 위안으로 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왜인지, 얼마 후부터 자꾸만 요즘 읽은 소설이 무엇이냐는 그의 질문이 내 귓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신경숙, 은희경이 내가 읽은 마지막 소설인 것 같은데? 라는 내 대답이 조금씩 부끄러워졌다. 사실 예컨대 이후 소설을 전혀 안 읽은 것은 아닐 터다. 그러나 손에 꼽을 정도임에는 분명하고, 의식적으로도 소설을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