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저주토끼>, 아작, 2017
내가 순문학(?)보다는 귀신과 신비한/괴기스러운 존재들이 출몰하는 호러 쪽 성향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때론 통쾌하고 때론 서늘하고, 슬픈 이야기들.
사람만 나오는 소설은 이제 시큰둥할 듯.

기리노 나쓰오, <아웃>1,2, 김수현 역, 황금가지, 2007
내가 순문학!보다는 살인과 토막, 협박과 추적, 따돌림이 출몰하는 추리소설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네명의 여성들이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이를 해결? 처리? 해 나가는, 아니 칠퍽거리고 질척이는 현실에서 출구를 향해 간신히 나아가는, 그러나 어느덧 축축하고 어두운, 춥고 답답한 동굴에 갇혀 있음을 발견하는 이야기.
어둡고 절망적인 마지막 장면이 황당하기도 했지만, 삶의 깊고 캄캄한 이면을 정면으로 응시하려는 이야기인 것으로 그렇게 읽기로 한다.

찬호께이, <13.67>, 한스미디어, 2015
재벌 일가에서 벌어진 살인, 연애인 납치 살해 동영상, 잔혹범의 탈옥과 탈주, 범죄자 소탕 작전 중에 벌어진 기묘한 총격전 , 어린이 유괴를 가장한 비밀문서 빼돌리기, 경찰청장 폭파 미수....
2013년부터 1967년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홍콩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천재 경찰' 관전둬(관진택)가 해결해 나간다.
흔히 알고 있는 1997년 홍콩 반환의 불안은 물론이고 1967년 대륙의 혁명 분위기를 타고 홍콩에서 벌어진 이른바 '좌파 폭동'까지, 이 소설은 홍콩은 조금 더 이해하게 해준다.
작위적인 면이 없지 않았으나, 범죄-추리의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을 소개한 모든 이들이 입을 모았던 마지막 부분의 반전은 압권이다.
혼수상태(!)의 관전둬가 침대에 누운 채로 잡아 가둔 첫번째 소설의 범인이 바로 마지막 소설의 화자이자 천재 형사 관전둬를 만든 바로 그 젊은이였다는....
사실은 읽을수록 힘이 들어서 간신히 끝까지 감.
이 작가의 책을 다시 찾아서 읽을 일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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