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일기

본원축적과 커먼즈의 해체, 그리고...

pourm 2026. 1. 22. 17:47

<마그나카르타 선언:  모두를 위한 자유권들과 커먼즈>,피터 라인보우, 갈무리
1215년 존왕과 귀족들 사이에 맺어진 협정 <마그나카르타>, 그리고 그에 짝을 맺어 전해져 온 <삼림헌장>이 서구의 역사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역할을 수행해 왔는가 하는 점을 다룬다.
왕의 권한을 제한한 <마그나카르타>는 물론 미국 독립선언서나 프랑스 인권선언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는 예컨대 자의적인 인신구속을 금지하는, 그리하여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마그나카르타>의 전통보다는, 그와 함께 짝을 이루었던 <삼림헌장>이 보장했던 공통권/커먼즈를 강조한다. 
그리고 마그나카르타의 공통권/커먼즈가 상품 경제와 제국주의 시대에서 '강제로' 잊혀지는 역사적 과정과 맥락을 조명한다. 임노동에 기반한 자본주의는 커먼즈의 해체=본원축적을 통해서만 비로소 성립할 수가 있다.
17세기 이후 다시 호출된 <마그나카르타>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그 자유는 사실상 사유재산권을 의미했다(영국과 미국과 프랑스의 부르주아지가 누려야할). 그러나 민중=프롤레타리아에게 공통권/커먼즈의 회복 없는 자유는 그저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으로써 시장에 내다 팔 자유에 불과.
존 왕에게 마그나카르타를 강제한 것은 귀족의 반란 때문만은 아니다. 존 왕과 헨리에게 마그나카르타와 삼림헌장을 강제한 것은 민중=커머너들의 봉기 때문이기도 하다. 
13세기 영국 민중에게 커먼즈는 주로 숲속의 공유지였고, 그 속에서의 공동체적 생활양식이었다. 21세기의 민중이 자본으로부터 회복해야 할 커먼즈는 우선 에너지와 금융 같은 것일 터이다. 그리고 새로운 네트워킹의 양식? 그렇다면 페이스북 같은 각종 플래폼 역시 회복해야 할 중요한 공유지가 아닐까.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들의 후손이다>, 실비아 페데리치, 갈무리
커먼즈의 해체를 특히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공유지/커먼즈/생산수단에서 배제된 민중 가운데 임노동=상품생산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한 여성.  남성이 임노동에, 여성은 집에서 돌봄노동에 종사하는 근대의 가족제도.
여성이 공유지에서 발휘하던 힘과 지식은 불온하고 위험한 것이 된다.(마녀사냥) 그들의 발화는 하잘것없고 쓸데없는 짓이 된다. (중세영어에서 '가십'은 여성들의 유대와 우애를 뜻하는 말이었다!)
현재에도 남미과 아프리카에서 진행되는 종획운동과 그에 수반되는 참혹한 마녀사냥을 증언한다.

<커먼즈란 무엇인가>, 한디디, 빨간소금
문화인류학 연구자. 빈집 운동, 경의선 공유지 운동을 참여관찰한 연구자.
커먼즈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차분히 설명한다. "커먼즈는 세계와 우리를 생산하는 활동" 그 자체. (협력적) 노동을 통한 자연과의 물질대사, 그 가운데 형성되는 습속과 생활양식.
근대 이전 커먼즈가 행한 역할을 이야기하고 커먼즈의 해체를 종교개혁, 인클로저, 마녀사냥, 유랑과 대감금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설명.
간명한 설명으로 커먼즈라는 개념의 이해에도 도움이 되거니와 한국사회에서의 커먼즈 운동을 소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1970년대 난곡의 의료협동조합, 2000년대의 빈집(거주)과 빈고(금융), 경의선공유지 등의 운동이 갖는 의의와 한계 등을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