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반포 상가를 걸어가는 낙타 (2004. 10. 21)

삶읽기 2004. 10. 25. 11:02



1.
'이수교에서 고속터미널로 가는 방향으로 오른쪽이 되는' 센트럴시티에서 쇠고기 국수 전골과 하얀 밥을 먹었다.
감기가 심했는지, 그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친구가 소개해 준 커피숍은 조금 시끄러웠고, 커피 타는 양인(洋人)은 "투모카?"하고 내게 물었다.
고속터미날 앞을 걸었고 /구반포 상가를 걸어가는 낙타/가 된 기분이었다.

2-1.
언제였던가, 황지우는 장정일을 약간은 경멸스러운 어투로 '댄디'라고 했다. 아마도<세계문학> 주간을 맡고 있을 때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지나 놓고 보면, 장보다 황이 더 댄디라 할 만하지 않았던가 생각된다.
화장실 낙서와 신문의 티비 프로그램 소개란을 몽타주한 /숙자는 남편이 야속해/는 여적 신선하다.
하지만, 연극원에 다닌다는 후배가 전한 그의 강의실 언행은 나를아찔하게 한다.
아직도 '새들은 세상을 떠야 하는가.'

2-2.
'이수교에서 고속터미널로 가는 방향으로 오른쪽이 되는 구반포 상가 앞 버스 정류장'으로 시작되는 시, /구반포 상가를 걸어가는 낙타/에서

'그녀'는 서른 한 살이라는 자신의 나이에 갑자기 놀란다.
'서른 한 살, 작은 디 엔 에이 정보를 가진 벌레가 이렇게 다 커버렷다니, 그녀는 떨렸다.'
그러고는 그녀를 따라온 낙타를 타고'검은' 강으로 들어가 버린다.

3.
고속터미날 앞을 걸었고 /구반포 상가를 걸어가는 낙타/의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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